공존의 이유...? 2004/05/11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만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만 사랑합시다.
우리들의 서글픈 그날이 오면
가벼운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조병화님의 '공존의 이유'입니다.
어제는 너무나 못난 제 자신이 안타까웠습니다.
오늘 그 아픔을 마무리 하려 합니다.
조병화님이 염려하는 것은 헤어짐 뒤의 상처 같습니다.
헤어짐이 많은 시대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만남이든 실패든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만큼
큰 아픔으로 남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흔히들 사람들은 사랑은 주고받는 것(Give and Take)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정작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
무엇을 받기 위해서 주는 사랑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무조건적으로 주고 싶은 것이 사랑의 속성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랑이 식은 곳에는 언제나 "계산"이라는 말이 붙습니다.
그렇게 아름답게만 느껴지고 좋은 것만 보이던 사랑이
그 사람의 단점과 이야기 속에서 가시를 발견합니다.
주고 받는 무게의 중심을 맞추려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죠...
조병화님이 염려하는 것은 이러한 사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헤어짐이 두려워 깊이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름답지 못합니다.
헤어짐이 두렵다면
그 사람은 평생에 아름다운 사랑을 한번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상처 받는 것이 두려워 행하지 못하는 사랑은 비겁합니다.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사랑을 재는 기술이 있는 사람은
진정으로 사랑을 모르는 사람일 겁니다.
조병화님의 시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는 사람도 있겠죠.
글은.... 읽는 이가 위로를 받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우리는 흔히 사랑은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기 전에 사랑의 느낌을 기다린다면,
결코 사랑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할 것입니다.
사랑의 느낌은 아름다운 것이고
살아있다는 감동과 활력을 줍니다.
그 벅찬 감동과 몰려오는 그리움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랑을 택하시겠습니까?
가벼운 웃음과 악수 후 잊어버리는 사랑을 원하시지는 않겠죠?
사랑의 감동을 느껴 보십시오...
내 모든 것을 주고 싶은 후회 없는 그런 사랑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사랑을 한다면, 내가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를
느끼는 데로 행하십시오.
그리고 두려워 사랑을 포기하지는 마십시오.
아픔은 진하게 여운을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실패도 그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처절해야 합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한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