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경 / 허명규 / 파라북스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잘 포착하지 못하면 망하는 것이 인간세상의 흐름이다. 현대가 잘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대우가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두 회사의 목표는 공격적이라는 것에 있다. 일단 저질르고 본다. 그러면서 수습하고, 개척과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안되는 것도 되게 만들겠다는 공격경영이 두 회사의 공통점이다. 그럼 지금 어떻게 되었나? 한 회사는 공중분해가 되었고, 다른 회사 역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반면 삼성은 탄탄한 경영을 구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기업이 되어가고 있다. 삼성은 분석적이었다. 사람으로 말하면 우울질적인 사람이다. 완변하게 차근차근 밟아나간다. 지금의 시대는 불도저의 시대가 아니다 정교한 IT, 생명공학 등 소프트웨어적인 성격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멍청한 공명심에 가득한 사람을 보면서 내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
원나라의 학자 허명규의 '인내경', 정복의 시대에 씌여진 책으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썩 가슴에 와 닿는 상황은 아니다. 안타깝지만 남자의 영역에서 씌여진 책이다. 말을 아끼고 속세에 묻혀 있다가 자기를 알아주는 주인이 나타났을때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대에 씌여진 책이다. 그러나 찬찬하게 그 내용을 살피면 '그래'하고 무릎을 치게하는 지혜가 숨어있다. 수천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인간에게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 욕망의 부분 부분에 필요한 지혜의 충고가 숨어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은 책도 아니다. 당신이 크리스찬이라면 차라리 성경을 읽기를 권한다. 만일 책을 샀다면 목차를 두번이고 세번이고 읽은 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부분만 찾아서 읽는것을 권하고 싶다.
언행, 입신, 도리, 대인, 지혜 로 나누워진 목차중 언행과 지혜부분중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은 꼭 찾아서 읽어야 한다. 사람이 말로서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시대가 다시 되었다. 정복과 발전 지향적인 시대를 지나서 이제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서로를 알 수 없는 시대이다. 원나라 시대의 허명규처럼 소문으로 인재를 찾을 수 없는 시대이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보의 과다로 옥석을 가리기가 더 힘든 시대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말하는 말 한마디가, 첫번째 인상이 최초이자 최후가 되는 세상이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 생각없는 말 한마디에 상처받아 한 생명이 죽어버릴 수 도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두번의 기회가 없는 것이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원나라 허명규의 시절처럼 잘못된 말 한마디에 목이 날아가는 살벌함과 비교하여 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 부분이 언행과 지혜 부분이다.
"사람은 모두 자기 마음과 욕구에 따라서 내키는 일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잠시의 쾌감만을 추구하면 예상치 못한 결말을 얻는다. 잠시의 쾌감만을 좇아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은 잠시의 쾌감에 따를 화를 감당해야 한다. 비극적 결말을 알수 있으면서도 왜 감정적인 욕구를 인내하지 못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