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학이야기

우리의학의 바탕철학과 세계관

한스킴 2004. 2. 25. 08:23



- 동양철학인 음양오행 철학
생활속의 우리의학은 나름대로의 바탕철학과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통일된 바탕철학과 세계관이 없다면 그것은 나름대로의 통일적 체계를 지니기 어렵습니다. 몸의 어느 분야를 다루든지 하나의 통일된 철학과 세계관 위에서 파악하기 때문에 혼란이나 혼선이 빚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학이 딛고 서있는 바탕철학은 우주의 근본원리를 음양과 오행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하고 있는 음양오행철학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근거한 세계관은 철저히 살아 있는 유기체여서 우주 안의 모든 것들이 서로 상호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합니다. 또한 큰 우주 안의 모든 것들이 상호 연관속에 하나의 우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 속의 작은 것들도 독립적인 우주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이 우주는 독립적인 작은 우주들의 유기적인 결합과 관련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몸을 다룰 때도 큰 우주의 변화를 중요시 하며, 우리 몸의 작은 한 부분을 다룰 때도 큰 몸 전체와의 상호관련성을 항상 생각하며 다루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게 원인과 대책을 밝힐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 현행 서양의학은 서양의 이원론적 철학과 기계론적 세계관 위에 건설된 것이어서 몸과 마음을 분리시켜서 접근하기도 하고 부분부분에 대한 분석적 연구는 치밀하지만 전체를 하나의 통일적 체계로 파악한다든지 상호연관성을 밝히는데는 너무도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물이나 사람과의 연관체계를 밝히기도 어렵습니다.

음양오행 철학이라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하거나 역학정도로만 생각하여 아예 멀리하려는 경향을 지닌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우리의학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익히기 전에는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피면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철학도 자연과 우주의 변화발전의 원리를 이보다 더 정확하고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는 철학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음양오행 철학의 바탕은 자연의 변화 발전의 원동력을 파악한 데 있습니다. 눈을 감고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답변이 가능할 것입니다. 물 불 바람 사람 등등......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그런 생각을 하여 다양한 대답을 추구하였고, 기원전 3000년 경부터 우리 동양의 선인들도 그에 대한 답을 찾아 내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다 얻어진 답이 태양과 달이라는 것입니다. 자연에 가해지는 변화의 원동력은 지금도 여전히 해와 달의 능력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물을 쥐었다 놓았다 하며 움직이는 힘도 달이 가지고 있고, 바람과 구름을 부리는 힘도 태양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의 능력이 아무리 커졌다한들 태양과 달이 지닌 능력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 태양과 달을 주관하는 신이 계신다고 고백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신앙고백적인 차원입니다. 하여간 지금도 해와 달의 힘이 이 지구 위의 만물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모두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해와 달의 힘은 서로 적대적인 것이 아니라 둘이 합쳐져서 하나의 큰 힘을 이루기도 합니다. 낮과 밤을 합쳐서 하루라는 하나의 틀을 형성하듯이 음인 달과 양인 해가 합쳐서 음양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세상의 만물을 변화시키는 힘은 해와 달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도 다른 몇 가지 용소들이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가능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그런 요소로 찾아낸 것이 바로 나무 불 흙 쇠 물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여전히 맞는 말입니다. 나무가 얼마나 많고 적으냐에 따라 그 지역과 우리 지구전체의 기후와 날씨에 많은 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이전에 나무가 많던 지역이어서 비가 많이 내리던 곳도 나무를 다 잘라내고 나면 점차 기후가 바뀌게 됩니다. 불이나 물, 흙과 쇠가 얼마나 많고 적으냐에 따라서도 사람과 자연의 삶과 질병에 많은 영향이 미치게 됩니다. 이 다섯요소들을 오행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이 다섯요소들은 서로 돕는 관계를 맺기도 하고 서로 억누르는 관계를 맺기도 합니다. 나무와 불, 불과 흙, 흙과 쇠, 쇠와 물, 물과 나무가 서로 돕는 관계(상생)요, 나무와 흙, 흙과 물, 물과 불, 불과 쇠, 쇠와 나무의 관계는 서로 억누르는 관계(상극)입니다. 자연은 이처럼 음양과 오행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변화해가는 모습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원리를 작은 우주인 우리의 몸에 적용시킨 것이 바로 우리의학입니다. 우리 몸이 바로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져 있어서 장부 사이에 음양의 관계도 있고, 상생과 상극의 관계가 있어서 그 사이의 조화가 깨어졌을 때 이상 현상이 나타나게 되지만 그 조화를 잡아감으로서 치유에 이르고 건강한 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억지로 꿰어 맞춘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원리를 자연과 우리 몸에 적용시켜 보면 자연과 우리 몸이 하나의 통일된 세계임을 느낄 수도 있고 우리 몸의 질병과 치료에 대해서도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음양 오행의 철학과 원리에 대해서는 별도의 장을 통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려 합니다.

 


- 생명세계의 상호 존중과 연관성
최근에 들어 서양에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대안의학들에서 기계론적 철학을 넘어서서 새롭게 대두된 양자역학에 기초하여 전제적이고 생태론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자연과 어울어지는 의학을 만들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이 있습니다. 그에 덩달아 우리의학을 하는 이들 중에도 그런 모습을 닮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현대에 나타난 그 어떤 생태론적이고 옴살스런 세계관도 우리의 음양오행적 세계관보다 더 전체적이고 생태적인 세계관에 기초하여 자연의 변화원리를 그 속에 있는 요소들의 상호작용과 관련하여 체계적으로 잘 설명하는 체계를 본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의학을 하는 자들은 자꾸 남의 것들에만 눈돌릴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전해준 뛰어난 지혜를 잘 연구하고 발전시켜가야 할 것이며 그래도 모자라는 점들을 다른 곳에서 보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 몸과 마음이 통일된 하나의 체계로 파악
모든 생명세계는 그 속에 물질과 정신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17세기에 걸쳐 갈릴레이와 데카르트에 의해 성립되고 뉴턴에 의해 체계화된 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학문분야의 토대가 되고 있는 기계론적 세계관에서는 정신과 물질의 세계를 철저히 분리하여 다루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물질에서 주관적이거나 직관적으로만 감지할 수 있는 정신의 작용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연구에서 나온 생의학적 모델(Bio-medical model)에 따르면 인간의 신체도 마치 기계와 같이 각부분을 따로 따로 떼어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신체의 부분을 다루는 전문분야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신체의 부분을 기계처럼 다루게 됨에 따라 의사는 사람을 전인으로 보기보다는 자신이 다루는 한분야만 고치게 되면 나머지 부분과 맛물려 잘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분리시켜서 생각하게 되고 마음은 정신과에서나 다룰 수 있는 것이지 나머지과에서는 기계적인 시술만을 하는 것으로 임무를 다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학에서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동일한 현상의 다른 측면이라는 관점에서 하나로 파악합니다. 마음이란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의 본질적인 특성이며, 생명의 정수입니다.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모든 병적인 증세는 환자가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지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됩니다. 우리의학의 5단계라는 항목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지만 우리의학은 몸만 고치는 의학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고치는 의학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물질세계가 여러 객체들이 따로 떨어져 기계적으로 구성되는 그런 체계가 아니라 여러 가지의 상호관계가 서로 얽히고 설키는 아주 거대하고 복잡한 그물처럼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밝혀낸 현대물리학에 기초하여 생태적이고 옴살스런 새로운 세계관이 등장함으로써 정신과 물질을 하나로 보는 안목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안목도 우리 동양의 음양과 오행으로 이루어진 생태적이고 전체적인 세계관의 영향을 받아 양자라는 물질세계의 최소단위를 새롭게 규명해냄으로써 새로운 세계관으로 확립된 것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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