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번씩일곱번

밤이 편안한 잠을 주지 않을때. 2004/04/20

한스킴 2013. 5. 7. 17:41


랫만에 글을 써 보겠다는 생각으로

아무 준비도 없이 그냥 자리에 앉았습니다.

어떤 날은 미치도록 글을 쓰고 싶은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입니다.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너무 많은 생각에 힘든것도 아닌데... 

잠을 자기위해 애쓰다가 침대위 스탠드를 켜고 책을 들었습니다.

습관처럼 책을 읽다가 피곤에 지치면 잠이라도 올까 하고...


잠자고 있던 열대어가 주인이 일어난 것을 알고
깜작놀라 슬금슬금 일어납니다.
휴식을 취하는 녀석들에게 미안하여 침대의 불을 끄고

컴퓨터와 마주 앉았습니다.
 
가슴속에 채우지 못한 욕망이 너무 많은가 봅니다.

덜어내야 하는데.... 덜어내야 한다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출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춘기 소년마냥

그렇게 허둥대고만 있는것은 아닌지....

 

가끔은 이럴때가 있는 것입니다.

모두가 날 버린것 같은 이유없는 외로움 같이

이렇게 하얗게 밤을 지새우는 것도 결코 나쁘지 만은 않을것입니다.

 

이번주에 살사 강습이 끝났습니다.

강습은 항상 이렇게 몸이 살사의 리듬에 익숙해 질때쯤

끝나곤 합니다. 강습만 들을뿐 연습을 하지 않으니 실력이 답보 상태입니다.

도우미로 몇주 밀롱가를 배회하면서 패턴을 더 익힐 생각이지만

이제까지의 저를 봐서는 생각으로만 그칠 확률이 높을것 같군요....

 

그래도 전 현재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이 순간에 목숨을 걸고 누리는....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미루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행복할 때가 있는 것이 아니라, 행복은 지금 이 순간에 찾아 누려야 하는

내가 호흡하는 공기와 같은 것 입니다.

지금 내가 존재하는 이 시간과 공간속에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찾아 누리는 사람은 인생을 진하게 살아가고 있는것입니다.

 

눈앞의 사람에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것

그것이 행복을 찾는 첫걸음입니다.

 

전 많을 것에서 실패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너무 많은 댓가를 지불하고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실패를, 아픔을 안겨준 사람이나 환경을

원망하지도, 욕하지도 않겠습니다.

그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순간, 그때의 그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밤이 편안한 잠을 주지 않는 이 시간....

내게 생각하여야 할 이유와 용서하여야 할 사람과

용서 받어야 할 일들이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당신을 이해하고 용서합니다.

제가 당신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부디 용서하여 주십시오.

이 밤에 나를 불러 전하는 모든 것을

부족한 제가 여기에 담을 수 없지만, 당신을 향한 축복을 담습니다.

 

추억이라는 거대한 우주에 함께 하여준 
그 엄청난 인연과 내 기억을 담은 그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당신은 참으로 귀하고, 제겐 더 없는 선물 이었습니다.

 

 

한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