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손을 베었다.
줄자에 그어지는 기분나쁜 느낌과 함께 품어져 나오는 붉은 피...
난 무엇일까? 난 어떤 놈이지? 그렇게 형편 없었나?
급한대로 밴드로 응급처치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한참후 또 피가 펑펑 흘러나온다.
피가 멈추고 피부사이로 붉은 살이 보였지만 피가 다시 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는데
잠시 방심한 사이에 다시 피가 펑펑 걷잡을 수 없이 나온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다 도려 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알듯말듯 이상한 합성어 디즈아트의 뜻을 물었던 그 단어를 잊었다 생각했는데
사진을 보는 순간 내 머리와 가슴은 텅비어 버렸고 무언가 쏟아져 나왔다
멈추었다고 생각했던 방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펑펑 쏟아져 나온 붉은 피처럼...
이제 나만 제 모습을 찾으면 된다.
근데 내가 어떤 모습이었지?
밴드에 남은 붉은 반점이 상처가 났음을 알려준다.
오늘 나는 손을 베었다.
근데... 근데... 왜 가슴이 아프지?
2009/06/18 00:08
'실수하지않으시는'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9.이상하다? (0) | 2013.03.30 |
---|---|
068.영혼이있는승부 (0) | 2013.03.30 |
065.나me? (0) | 2013.03.30 |
064.자화상 (0) | 2013.03.30 |
063.일요일혹은주일 (0) | 2013.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