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번씩일곱번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6) 2011/07/21 1

한스킴 2013. 5. 7. 19:01



 

   오랫동안의 장마비가 그치고 모처럼 하늘이 하얀 구름을 뽐내는 날이었다. 날씨는 무더웠지만,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던 태양이 제 모습을 드러낸 하늘은 반가웠다. 폭풍이 쏟아지는 날, 세상이 그 소용돌이로 영원히 멸망해 버릴것 같은 무서움이 엄습해와도 우리는 그 검은 구름뒤에 태양이 비추고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이 폭풍속이든, 오랜 장마비에, 힘든현실의 폭풍에 축축하게 젖어버린 우리의 무거워질때로 무거워진 심장이든 의심하지 않는다. 결국은 뜨거운 태양이 다시 하늘에 떠서 이 눅눅한 모든것을 다 말려버릴것이다.

 

  장마가 지나고 나니 불볕더위가 몰려왔고, 그 위력에 눅눅한 것을 말린다고 말하기에는 정도를 넘는 열기지만 더 절실하게 알게됩니다. 희망이 그렇습니다. 태양도 세상을 온통 뒤덮은 검은구름뒤에 있었고, 절망이 뒤덮은 내 현실 너머에 희망도 있습니다. 살다보면 원하지 않지만 가슴까지도 무너지는 나쁜 일을 대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쁜일은 이상하게도 한꺼번에 몰려오는것 같습니다. 빠져나갈 길도 보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나에게 등을 돌리는 듯한 외로움에 침전되어 갑니다. 바닥이 없는듯한 추락, 그래서 더 외롭게만 느껴집니다. 희망은 없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희망이 없는것 같습니다. 모두가 날 죽이려는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속에서 지옥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희망은 없는 걸까요? 그렇습니다. 그 고난속에서 마음만 잃어버리지 않는다면, 내 마음만 다치지 않는다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이 죽어버리지 않는다면 옆에 있는 사람이 보이고, 이웃이 보이고, 나를 도와줄 동역자가 보입니다. 도와달라고 손을 내밀 수 있으며, 자신을 위하여 기도하여 달라고 부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고난과 친근한 사람입니다. 실패의 고통을, 그 절망의 순간을 잘 견뎌온 사람입니다. 많은 순간 죽음과 대면하면서 살았습니다. 죽는것이 최선이라고 속삭이는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습니다. 그 죽음의 문턱에서 나를 잡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물론 저 같은 경우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극심한 우울증에 스스로를 죽여버릴것 같은 위기의 순간 나 혼자만은 안된다고 결정했고, 내 옆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스스로 전문가를 찾아가 나를 풀어놓았습니다. 치료의 과정은 찬찬히 나의 내면을 모두 드러내놓고 바라 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내 안의 모든것을 보았습니다. 내가 그렇게 된 이유는 나 자신에게 있었습니다. 질서있게 살지 못한것, 더러운것으로 가득찬 내면, 욕심, 탐욕, 그리고 욕정으로 가득찬 탐욕스러운 인생이었습니다. 나에게 닥친 폭풍은 내 모든것을 폭풍의 바다속으로 버리게 하였습니다. 나를 전부 비워버리고 내 습관과 욕심과 욕망과 탐욕의 더러운것을 버려야만 살 수 있다고 말하여 주었습니다.

  나에게 왜 이런 시련과 고난이 있냐고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모두 내가 초래한 일이고 그 고통과 고난은 결국 나를 정화시키는 치료의 과정입니다.

  '하나님, 왜 저만 사랑하셔요. 왜 저만 이토록 사랑하시는 겁니까?'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때 하나님을 향하여 기도합니다. 내가 얼마나 사랑스러우시면 나를 다시 풀무불에 던져 넣으셔서 단련시키십니까. 내안의 모든 불순물을 태워 버리는 고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집니다. 물론 저도 지금의 이모습 이전에는 하나님을 향하여 원망을 쏟아내었습니다. '하나님 이러실 수 있습니까?' '제가 이런 부당한 고통을 당하도록 가만히 계시는 하나님은 진실로 저의 하나님이 맞는겁니까?'

 

  이제는 하나님의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네가 감당하여야 한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알기까지 내가 쏟아낸 원망으로 바다를 덮었을것입니다. 고난의 과정에서 제가 노심초사 했던 부분은 내 마음이 다쳐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지지 않게 하는것 이었습니다. 마음이 죽으면 육체는 따라서 죽습니다. 내가 마음을 지키고 있는 동안은 그 누구도 나를 해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도, 내 욕정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을 모두 놓아버리고, 가난해지고 외로워 지는 과정속에서, 내 마음만 지킬 수 있다면 다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 낮아지고, 깍아내고, 덜어내고, 외로워지면 비로소 내 안의 모든 부패한 것이 없어지고 나서야 희망이 내 손을 잡고 일어납니다.

 

  그것을 아십니까? 화상을 치료하는 방법은 타버린 살을 모두 긁어내는 방법입니다.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박박 피가 나도록 긁어내는 것이 가장좋은 치료입니다. 그래야 새살이 돋습니다. 마취도 하지 않았으니 환자가 죽는다고 울부짖을것이고, 욕도 할것이며, 흥분해서 치료자를 때릴려고도 할 것이며, 저주도 퍼부을 것입니다. 그런 환자가 불쌍해서, 욕하는 울부짖음에 질려서 긁어내는 것을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요?. 상처가 아물어 새살이 돋는 과정에서 피부가 피부를 잡아당겨 피부가 일그러집니다. 괴물처럼 일그러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잔인하지만 나쁜것을 모두 긁어내야 합니다. 죽는다고 아우성을 친다해도 다 긁어낼때까지 멈추면 안됩니다.

 

  고난중에 있습니까? 감사하십시오. 당신은 새롭게 될 것이고, 스스로는 끊어 버릴 수 없는것들을 버릴 수 있습니다. 고난을 감사하게 생각한 순간부터 그 고난을 빠져나갈 방법이 보일겁니다. 끊임없이 불평하고 원망하면 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져만 갑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그 고난과 역경이 자라고 또 자라나 끝이 날때까지 감당하여야 합니다. 잘 감당하십시오. 그리고, 새로워진 당신을 맞이하십시오. 당신은 괜찮습니다.

고난은 있으나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기억하십시오. 그 고난을 뚫고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지 모르나, 그 고난도 결국은 지나갑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당신의 마음을 지키는데 온 마음을 쏟으십시오. 그 속에 희망이 싹트고 열매를 맺고 살아날 길이 있습니다. 그 고난속에서도 무엇보다도 지킬것은 당신의 마음입니다.

 

 

한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