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학이야기

재미있는 장부(藏腑)이야기

한스킴 2004. 2. 17. 18:02
                        정 호 진(생명살림의 농부, 우리의학연구가) 장부론의 중요성 우리몸을 바로 이해하는데는 우리의학의 장부론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장부란 우리말에 소위 오장육부라고 할 때의 장과 부를 말하는데 서양의학에는 우리의학이 말하는 식의 장부론이 없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우리의 뱃속에 들어있는 중요한 알맹이(배알)들을 장기(臟器)라고 말하지 장부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장기론과 장부론 사이에는 우리몸을 보는 데 있어 중요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서양의학의 장기론에서는 우리의학에서 분류하는 것처럼 장과 부를 나누거나 장부와 다른 장기를 나누는 일정한 법칙이 없이 장부를 다른 장기들과 같이 취급해버립니다. 말하자면 소화기계 순환기계 호흡기계 비뇨기계 생식기계 내분비계 감각기계 신경계 골격계 등과 같이 분류함으로써 우리의학에서처럼 장부를 독립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의학에서는 배알들을 우선 장과 부로 나누고 장부를 다른 장기들과 엄격히 구별지어 생각함으로써 병의 원인을 진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성과를 이룩했습니다. 우리의학에서는 다양한 현상으로 나타나는 대부분의 많은 질병들은 우리몸 속에 있는 장부의 이상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병증(현상)과 원인을 짚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지만 서양의학에서는 병의 현상만을 주로 치료할 뿐 원인을 찾아내려는 노력은 상당히 부족한 편입니다. 따라서 서양의학은 현상치료에 치중하는 반면 우리의학에서는 현상치료도 하지만 그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아내어 근본치료를 겸하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눈이 자주 충혈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서양의학에서는 눈이 충혈되는 현상을 대체로 눈 자체의 이상현상으로 보고 원인을 눈에서만 찾고 눈을 중심으로 치료하려 듭니다. 그래서 거의 눈에서의 문제는 안과에서만 다루게 되지요. 그러나 우리의학에서는 눈에 나타나는 현상의 대부분은 몸에 있는 장부의 하나인 간에서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상은 눈의 충혈이지만 그 원인은 장부의 하나인 간에 열이 차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간의 열을 내리는 처방을 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눈의 문제를 안과(현상치료)와 내과(간에 대한 원인치료)가 다 동원되는 치료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이처럼 우리의학에서는 많은 경우에 현상을 오게 하는 원인을 장부에서 발견하려 애쓰기 때문에 원인이 잘 밝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라서 각 장부가 우리몸에서 하는 기능과 역할 그리고 그것들이 병들었을 때나 약해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 무엇인지를 알아두면 우리몸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대단히 요긴하게 쓰일 것입니다. 장과 부를 나누는 기준 그러면 우리몸 속의 배알들 중 어떤 것을 장이라고 하고 어떤 것들을 부라고 할까요? 우리가 오장육부라는 말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정작 오장이 무엇인지를 써보라고 하면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조상들이 장부를 나누었던 그 기준을 잘 모르고 단지 뒤에 장이라고 붙어있는 것들을 다 모아서 간장 소장 대장 위장 신장 심장 비장 하다보니 장자 붙은 것이 너무도 많아 모르겠다하고 손들어버리지요. 무엇이나 나름대로의 기준이나 관점을 가지고 나누면 잘 보이지만 두리뭉실 모아서 보려고 하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조상들은 장부를 나눌 때 장을 여성으로 부를 남성으로 보았습니다. 음양의 원리에 따라 나누었다는 말입니다. 자연속에 존재하는 음양의 원리를 우리몸 속을 보는데도 적용한 것이 바로 우리의학입니다. 음양으로 나누어서 생각해보면 장과 부가 대단히 잘 보입니다. 우리의학에서는 음인 장은 여성처럼 평생토록 쉬지 않고 일을 하는 배알들로 이루어져있고 양인 부는 남성처럼 필요할 때만 일하는 배알들로 구별지어 생각했습니다. 자 이제 이 기준에 따라 여러분들도 장과 부를 나누어보면 나눌 수 있겠지요? 숨쉬는 일을 하는 허파(폐)가 하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될테니 장에 속할 것이고, 피를 돌리는 일을 하는 염통(심장), 필요영양물질을 만들어내고 해독작용도 하는 간, 더러워진 피를 걸러 깨끗하게 만드는 콩팥(신장), 우리몸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지라(비장) 들이 모두 장에 속합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목숨이 붙어있는 동안 꾸준히 자신의 몫을 담당해야지 잠시라도 멈추면 생명에 심각한 장애를 가져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에 비해 부(腑)들은 자신이 일을 해야할 때만 하고 일이 끝난 뒤에는 가능한한 많이 쉬어주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밥이나 음식물이 들어가야만 일을 하는 밥통(위장), 밥통을 통과한 음식물이 샘창자(십이지장)에 들어오면 보관하고 있던 물을 내려보내 소화를 돕는 쓸개(담장), 삭은 음식물이 자신에게 도달해야 소화와 영양분을 흡수해가는 일을 하는 가는 창자(소장), 영양분이 되고 남은 찌꺼기가 자신에게 도달하면 그것으로 똥을 만드는 큰창자(대장), 콩팥에서 내려온 물이 다 차면 내보내는 일을 하는 오줌보(방광)와 같은 것들이 부에 속합니다. 장부론의 내용 장과 부들은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일을 하는 것들입니다.우리의학에서 말하는 장부들의 기능과 역할은 서양의학의 인체해부학에서 말하는 내용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의학의 장부론은 해부학의 내용을 포함하면서도 그보다 훨씬 범위가 넓습니다. 우리의학의 장부론은 서양의학처럼 시체해부에 바탕을 둔 학문이 아니라 살아있는 몸의 생리현상과 징후를 기초로 한 학문입니다. 따라서 살아있는 몸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생리현상의 이상유무를 진단해내는 데는 서양의학 보다도 월등히 뛰어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학의 장부론에는 음양관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행에 따른 관계들도 함께 포함되어 있습니다. 자연을 변화시키는 큰 힘들에는 음(달)과 양(태양) 뿐만 아니라 나무(목) 불(화) 흙(토) 쇠(금) 물(수)과 같은 다섯가지 요소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던 동양철학에 따라 그런 자연의 원리를 우리몸에 적용시켜 놓은 것이 우리의학입니다. 그런 원리에 따라 나무에는 간과 쓸개, 불에는 염통과 가는 창자, 흙에는 밥통과 지라, 쇠에는 허파와 큰창자, 물에는 콩팥과 오줌보를 배치했습니다. 왜 이런식으로 분류해놓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분류하여 체계화시켜놓은 우리의학의 장부론을 가지고 우리몸을 살펴보면 우리몸이 대단히 잘 보일 뿐 아니라 뛰어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잇점이 있습니다. 이글은 우리의학의 장부론이 몸을 이해하고 병을 치료하는데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각 장부에 대하여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봄으로써 우리 모두의 몸을 이해하는 능력이 눈부시게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생명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