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지않으시는

295.이한장의사진(1)

한스킴 2013. 4. 3. 14:18


기도모임이 있는날, 학교 동기 모임과 겹치었다. 고민을 하다가 동기모임에 가서 연령이 서로 다른 형,누나 그리고 몇 안되는 동생들 틈에 끼어 저녁을 먹고 유쾌하고 가족같은 말투의 음담패설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남정이에게 기획사가 하나 만들어져 음악일도 하게 되었다고 하니, '형, 내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가서 노개런티 공연을 해 줄께' 한다.  좋은취지의 기획이 있을때 불러서 도움을 받아야 겠다.  2차를 가자는 권유를 고사하고 주차장으로 왔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펼쳐지는 또 한번의 수다. 연철이 누님의 음담패설은 언제나 맛깔난다. 한참을 웃다가 각자의 차로 집으로 향한다.  집에 도착하니 태이기가 외로운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외로웠니? 나도 오늘은 기분이 썩.... 아니 울컥하고 누구의 품엔가 안겨 평안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 컴퓨터를 켜서 하루의 뉴스를 훝어본다. 울컥한 마음을 몇자 글로 남기려다가 포기하고 자기로 한다. 글을 쓰면 커져가 엉뚱한 곳으로 가서 문장이 엉망이 된다. 오늘은 그 만큼의 인내가 없다. 작업실에서 서재로 옮겨놓은 이젤에 걸어놓은 그림의 몸부분에 붓을 터치한다. 가슴이 너무 커져버렸다. 저걸 축소해야 할지 그냥 두어야 할지 한참을 바라보다가 잠을 먼저 자기로 한다. 다시 외롭다는 생각이 고개를 쳐들면 안된다.

아침이다. 언제 외로웠냐는 듯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기억할 수 없는 꿈을 꾼것 같지만 상관없다. 10시30분 잠은 충분하게 잔것 같다. 이대형사장의 생일파티 6시까지는 시간이 충분하여 컴터를 켜서 이 사진을 찾아냈다.  7년전 요셉 요한과 10일간 큐슈를 큐레일을 타고 일주하던 때 나가사키에서 찍은 사진이다. 요셉은 군대를 갔다와서 다시 대학2학년에 복학하여 공부를 하고 있고, 요한은 이번에 중앙대 1학년에 입학을 하였다. 일학년을 끝내고 군대에 갔다 오라고 꼬시는 중이다. 새컴퓨터로 바꾸면서 이미지 검색을 통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진들을 찾아내서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추억으로의 여행. 녀석들이 커서 다시 여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행인것은 녀석들이 공부에만 메달리지 않고 방학때마다 일년에 고작 2번씩 이었지만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다 다녀보았다는 것이다. 나이 또래중에 그래도 나름 해외여행을 가장 많이 해본 대열에 끼어있단다. 녀석들이 살아야 할 곳은 이 좁은 대한민국 땅이 아니다. 난 녀석들이 지구인으로 살아주었으면 좋겠다.

 

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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