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번씩일곱번

일흔번씩일곱번(3) 2009/10/13

한스킴 2013. 5. 7. 18:56



상은 나에게 꽉 채워진 손을 내 놓으라 합니다. 세상은 나에게 많은 것을 원하지만, 전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당신은 나의 빈손을 용납 하시겠습니까? 세상은 나의 것을 내 놓으라 합니다. 당신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느냐 물어 주실 수 있나요? 세상은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나를 미련 없이 버릴 기세입니다. 나는 지금 관심이 필요한데, 내가 어떤 모습이든 나를 만져줄 손길이 필요한데, 세상은 그런 나를 어둠 속으로 몰아냅니다.  세상아... 너는 누구냐?

 

오늘 원인을 알 수 없는 서늘함이 가슴을 꽉 채웠습니다. 컵 가득 담긴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내 안을 따스하게 채워준 달콤한 커피에 만족하면서도 점점 비워져 가는 커피에 아쉬움을 느낍니다. 자기의 몸으로 그 뜨거운 커피를 견뎌내며 나에게 따스함을 전해준 종이 컵은 버려질 것입니다.

마음이 추워지는 계절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외롭지 않도록 그 사람의 손을 채워주고, 당신의 것으로 내어주며, '난 항상 당신 곁, 그 옆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난 조용히 당신을 응원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여 주십시오. 이번 겨울은 사랑이 꽁꽁 얼고, 고갈되는 것이 아니라, 차고 넘치도록 풍성하기를 바랍니다.

 

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