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지않으시는

125.오랫만에빅맨을먹으면서세상을보다

한스킴 2013. 4. 1. 13:01




1

시험을 끝내고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다

흩날리는 저 눈을 나에게 첫눈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그것이 중요할까?  흩날리는 눈을 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집을 나서면서는 다른때처럼 시험을 보러가야 하는 갈등은 없었다.

일본어기초와 일본고중세사로 별로 부담이 없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는

내가 꼭 이렇게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갈등은 있었다.

책을 읽는것과는 또다른 이유에서 이다. 학적이 남고 점수로 평가되는

이러한 나 자신과의 싸움을 더 즐겨야 하는 근본적인것에 대한 의문이었다.

다음 학기에도 등록을 해야하나, 학점을 따는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없어질 만큼 힘겨워지기도 하다.

 

2

어디로 갈까 하다가 근처에 있는 이마트가 생각났다. 점심은 그 푸드코트에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움직인다. 아직도 눈은 내리고 있다. 하늘을 보니 썩 많이 내리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햇빛이 쨍하고 나올것 같지 않는 찬바람이 부는 오후가 되어가고 있다.

오랫만에 맥도날드에서 런치세트로 햄버거를 먹는다. 오랫만이다.

먹는 즐거움 때문에 살은 뒤룩뒤룩 쪄버렸지만, 운동보다는 편하게 식이요법으로 해결하겠다는

안이한 생각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있다. 이러다가 큰코 다치는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은

감추어 버린다. 내가 그런 위험을 생각할 만큼의 약체는 아니라는 위안으로... 음 정말 미쳤다.

 

3

시험이 아직 2차례 남았다. 다음주 일요일 2과목 그리고 그 다음주에 4과목의 시험이

남았지만 만족할 만큼의 공부는 어느 과목도 끝내놓지 못했다.

공부를 하는것이 좋으냐는 질문에는, 공부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다면 그러겠노라고

말한다. 정말 공부만 하면서 먹구 살수 있을까? ㅋㅋㅋ

일본어 시험에서 자기소개를 일본어로 하는 작문시험에서 '일본어를 잘 배워, 일본에서 살겠다'고

적어 놓았다.  영 엉뚱한 생각은 아니다. 어쩌면 어느날 훌쩍 일본으로 떠나 그곳에 정착할지도

모른다.  그런 인생을 얼마동안은 살아보고 싶다.  일년에 한 도시씩 10년만 살다가 뼈를

묻을곳을 결정하는 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에서 모든 가능성은 열려있다.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의지없이 닥치는 데로 살아내는 것이다.

 

4

시험전날임에도 어제는 참 편안하게 잤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영화라도 한편 보고 집에 돌아가 다시 침대에 누워야 겠다.

내 남은 인생이 얼마일까?  잘 살아보자. 잘 즐기면서, 아쉬움이란 한터럭도 남기지 말자.

하고 싶은것은 모두 해 보겠다는 의지로 살아보는거닷!!!

 

 

....

 

5

영화를 한편 보고 들어왔다. 뉴문. 한마디로 돈이 아깝다.  왠만해서는 영화를 보고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감독은 보는 사람을 너무 많이 배려해서 극의 전개가

늘어지고 그러다 보니 긴장감이 없어졌다.

내일 상영되는 연극표가 있는데 누구와 보나...  이럴줄 알았으면 볼만한 직원에게

선물이라도 하는건데... 아깝다. 

 


2009/12/0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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