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57분 알람에 눈을 뜬다. 아... 오늘은 특새가 없는 날이다. 다시 잠을 청한다. 테이키를 불러 머리에 손을 올려주고 다시 죽음같은 잠속으로 빠져든다. 5시쯤 발신번호표시제한 전화벨이 울려 눈을 뜬다. 이건모지? 발신번호표시제한은 스팸이라 생각하는 나는 어지간해서는 받는일이 없다. 오늘도 하루를 일찍 시작하라는 모양이군. 몇주째 청소를 하지 않은 침실, 거실 그리고 서재는 정신없이 어지럽게 청소할 것이 쌓여있다. 게다가 설겆이까지 쌓여서 조금만 있으면 음식물을 먹을 그릇이 동이난다. 모두 씽크대에 쌓이게 될것이다. 지금은 그렇게 될때까지 가볼 생각이다. 그래도 오늘 빨래는 하여야 한다. 와이셔츠도 빨아서 다리미질을 해두어야 하고, 그렇게 하면 오늘 하루가 지나갈것이다.
지금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렇게 그 흔적과 충격들이 조금씩 지워지는 것이다. 몇달, 몇년이 지나면서 그렇게 희미해지는 것이 인생이다. 냉장고에 넣어둔 된장찌개가 처량해 보인다. 저거 얼마나 된거지? 가득찬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요리할 수가 없다.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것이 불가능하다.
오늘은 빨래를 하고 무엇을 할까? 하루종일 시체놀이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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