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WAYS 3번가의 석양- (당신 마음의 가장 따뜻한 곳에 석양이 떠오릅니다.)야마모토 코우시(山本申士) 지음 | 한성례 옮김 대산출판사 평점(5): 4.5점 |
결국 읽던 책을 덮고 엉엉 소리를 내며 펑펑 울고 말았다. 실컷 울고 싶었다.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울었던 기억이 언제던가?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지자 속이 시원해졌다. 한번 울게 되니 이것 저것 후회스러웠던 기억까지 치밀어 올랐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썩 좋아하지 않은지라 읽는 양이 많지 않았다. 내용이라는 것이 뻔히 그 결말을 알 수 있을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불륜과 배신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을 담은 벌거벗은 난장판이 요즘의 소설 아닌가... 얼마전 '아내가 결혼했다'는 책, 읽기가 너무나 불편해서 몇번이고 책을 던졌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읽은 글에 대한 습관처럼 긴 서평을 쓰면서도 마음이 역시나 편하지 않았다.
우리는 과거를 잊어버리면서 사는 것은 아닐까? 아니 애써 외면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기억하면 불편한 것들을 왜 기억하면서 살아가냐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은 아닐까 하는 것을 생각해 내며서, '아... 그래서 한국사람들이 그렇게 냄비처럼 금방 끓어 올랐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다.
뜨겁게 사랑했다가 표정을 바꾸는 우리들 모습이 소름이 끼치도록 무섭다.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고마운 신의 선물이 있어서 기억하고 싶지 않는 아픈기억은 깨끗이 지워버릴 수 있겠지만, 자신의 이기심이 우리의 이기심이 한국의 몰락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야 할 때인것 같다. 썩은내가 진동하는 대한일국, 기본적인 정의도 없었던 나라가 이제는 칠흑같은 어둠속으로 꺼져만 가구 있습니다. 언제나 저 3번가의 석양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
12편의 이야기가 오래 읽기에는 너무나 작은 분량이었다. 펑펑 울다가 또 침대를 손바닥으로 내려치면서 웃다가 그 주인공들의 행복한 결말을 보았다. 이것이 일본이라는 나라일까?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잘안다. 그러나 일본은 많은 얼굴을 하고 있으며, 그 얼굴을 모두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유행을 따라 한가지 표정과 모습으로 이리저리 몰려다닐때, 그들은 자신의 전통을 지키며 사랑하고 유지 시킨다. 그것이 그들이 문화 선진국이 되어 가고 있는 모습이다.
낙관론에 사로잡혀 빨리빨리 변화시키는 한국이 매력적이다? 그럴수도 있다. 그렇게 매번 얼굴을 바꾸어 가면서 살아가는 한국이 역동적일 수 있다. 그렇게 쉽게 마음을 바꾸는 것이 일견 실속있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은 3번가의 석양에 나오는 그들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철저하게 약속에 대해서는 신뢰를 져버리지 않는 그들의 우직함에 박수를 보낸다.
멍청이들아 나쁘다고만 하지 말고 배울건 배우란 말이야! 사랑하는 사람은 끝까지 지키는 3번가의 사람들을 읽으면서 아픈 마음과 후회를 치유한다. 그리고 내 아픔까지 모두 1958년 도쿄의 그곳에 묻어버렸다.
100년도 안되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고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를 접했다. 일본어를 전공하겠다고 선언하고 닥치는데로 일본 영화를 보면서 일본사람의 사고방식을 배우는 앞으로의 2년동안 어쩌면 내가 가장 싫어 하는 일본을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지키는 것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판단이 옳은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게 될 것이다. '3번가의 석양' 영화를 보면서 발견한 이 한권의 책으로 오랫만에 가슴이 따뜻해 졌다.
이 글을 읽으면서 영화의 대사가 생각난다... 빠가... 이 바보라는 말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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