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정치가 그리고 언론.사법기관이 제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내가 이 이상한 나라의 국민이어야 하는가 하는 어리석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오래전에 일본학을 배우면서 접하게 된 책 '오자와이즘' 오늘 이 책을 다시 꺼내들어 읽어본다. 가장 정치적인 나라인 일본에서 정치가 부재한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고 외쳤던 민주당 간사장 오자와. 그는 '일본개조계획'을 집필하고 '오자와이치로 정치교실'을 열어 청년들을 교육한다.
일본을 바꾸는 힘, 일본을 지탱하는 힘을 무엇일까? 오자와는 이 책의 1장에 선거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한다. 물론 선거에 돌입하는 후보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지만 찬찬하게 읽어보면 결국은 나라가 변하게 되는 그 첫번째 단초는 선거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결국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멍청한 궁민은 자기에게 어떠한 해를 미친다고 해도 그것을 모두 감수하겠다는 백지 위임장을 제출한 것이다. 우리같이 멍청한 궁민은 그렇게 말하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 실감이 날까? 앞에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하자. 내 손에 장전된 총이 있고, 앞의 사람이 미치광이인지 올바른 의식체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알 수 없는데 장전된 총을 건네 주는 것이다. 그것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궁민들이 저지르는 실수이다.
오자와는 리더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한마디로 리더가 없는 국가는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올바로된 지도자를 길러내지 못하는 국가는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라가 처참하게 망가지는 현실을 보면 왜 오자와가 그런 극단적인 말을 했는지 이해가 간다.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첫번째 단추는 교육이다. 이 땅은 지금까지 올바른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학교라는 곳이 친구가 경쟁상대고, 딛고 일어서는 존재라고 가르치니 성인이 되어서도 협력하여 무엇인가를 하는것을 어려워 한다. 일본의 교육도 그러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교육은 책임지는 주체가 없다고 한다. 교육문제를 지적하면 '우리는 문부과학성의 지도'에 따라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 잘못이 없습니다. 하는 것이 학교의 답변이라고 한다. 책임은 없지만, 그런 가운데도 지도에 따라 교육하면서도 조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원하는 바를 얻는다고 한다. 이런 책임을 지는 교육체계가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사무라이 시대의 잔재인것 같다. 튀게되면 목이 잘려버리는 구 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일본도 문제가 많다. 일본정신에는 이상한 이중구조가 존재한다. 상부에서는 하부에 명령을 내린다. 이를테면 충성하라 하고 명령을 내리면 하부의 국민이나 군인의 경우 병사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무인도에서 홀로 전쟁을 벌이는 일본 군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것이다. 그러면 그런 명령을 내린 상부는 어떤가? 정의가 결여되어 있다. 그건 이 나라와 동일한것 같다. 일본사람들은 무슨 문제가 생기면 윗분들이 어떻게든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일본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구조이다.
에도시대에 막부에대한 반란이 있었다. 일본이라는 사회구조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이 가지는 상징성에 놀랄것이다.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것이다. 일본이라는 사회는 본시 힘있는 자에게 굴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의 의식 밑에는 한국은 열등민족이라는 의식이 깊게 깔려 있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는 동안에는 독도는 일본땅이다. 한국의 땅이 될 수 없다.
한국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새삼스럽게 오자와이즘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일본을 이해하고 싶다면, 한국을 비추어 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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