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호 진(생명살림의 농부, 우리의학 연구가)
탈이란 오랜 축적기간 후에 나타나는 것
우리가 일상적인 생활속에서 자연적인 삶을 거스러게되면 어딘가 몸에 이상이 오게 되고 그것이 쌓이거나 깊어지면 병이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병은 대체로 오랜동안의 균형이 깨어진 삶으로부터 오고 다시 자연스런 삶으로 전환함으로써 서서히 회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탈은 오랜동안 축적되어 나타나지만 나타나는 그 순간은 순식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날 아이가 갑작스럽게 경기를 일으키거나 어느 날 찬 곳에 자고났더니 갑자기 구안와사(눈과 입이 돌아가는 중풍)가 오거나 갑작스런 충격으로 심장마비나 졸도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현상들의 원인은 오랜동안의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작은 원인들이 오래도록 누적되어 왔기 때문이다.
경기의 원인
경기의 원인은 대체로 아기의 몸에서 생기는 열 때문이다. 열은 아기들의 몸이 불안정하거나 환경적응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아기들은 외부적인 영향(춥거나 덥거나 건조하거나 습하거나 등)에도 민감한 편이고, 엄마가 기분이 나쁜 채로 밥을 먹고 약간 얹힌 느낌으로 젖을 주어도 아이는 금방 체하거나 열이 오르게 되고 엄마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의 변질되거나 독이 있는 음식을 먹고 젖을 먹여도 아이는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아기는 수시로 열이 오르게 되고 열이 자주 오르다 보면 뇌까지 침투하게 되어 경기를 일으킨다. 경기를 잘 처리하지 못하고 상습적이 되면 간질로까지 진전되어 간다. 이처럼 작은 원인으로부터 탈을 일으키게 되어 점차 큰 탈로 진전되기에 일찍부터 원인을 발생시키지 않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한다.
급한 일을 당했을 때
그렇지만 이미 큰 원인으로 인해 갑자기 당황스런 사태를 맞이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마도 아이를 키우면서 맞이하게 되는 가장 급한 사태는 갑작스런 고열로 심하게 보채거나 경기를 일으키는 순간일 것이며, 어른들의 경우는 갑작스럽게 쓰러져 의식을 차리지 못하는 때일 것이다. 그런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찌할 줄을 몰라 쩔쩔 맨다. 경기를 잘 처리한다는 이웃집 할머니를 수소문해서 찾기도 하고 쓰러진 사람을 병원으로 옮기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때로는 가까운 병원으로 옮기는 가운데 숨이 넘어간 사람의 이야기도 가끔 듣는다. 이웃 할머니를 찾아가거나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쓰러진 사람에게 도와 줄 일은 없는가?
열손가락 끝 찔러 피짜내기
옛날 우리겨레는 손가락끝을 땄다. 손가락 끝에서 가장 도톰한 부분인데 그 자리를 십선혈이라 한다. 열손가락 손톱끝 아래 2-3미리 되는 곳을 말한다. 바늘이나 뾰족한 것으로 살짝 따면 된다. 이때 검은피가 나오는데 꼭꼭 짜주면 된다. 그러면 아이들의 급한 열이나 경기도 쉽게 가라앉고 의식을 잃었던 사람도 쉽게 깨어난다. 경기나 졸도 등이 대체로 우리의 몸 속에서 열이 가득 차거나 기혈이 막혀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우리 몸 어딘가를 뚫어주어 열을 빼내 주거나 막힌 기혈을 뚫어주면 낫는 것이다.
손끝을 찔러 피를 짜다보면 피가 한정없이 많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피가 거의 나오지 않는 때도 있다. 그렇지만 당황하지 말고 너무 깊이 찌른 경우가 아니고 살짝 피부만 뚫은 상태라면 피가 많이 나오더라도 계속 짜내주어도 괜찮다. 계속 짜내서 필요없는 피가 다 나오고 나면 아무리 힘주어 더 짜낼려고 해도 더 이상 피가 나오지 않는다. 손끝을 따서 나오는 피는 몸 속에 머물러 있어서 좋을 것이 없는 피가 대부분이고 꼭 필요한 피는 거의 나오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사람이 쓰러진 시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손끝을 따도 피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리 몸에 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피가 심장쪽으로 오그라들게 되어 손끝이나 발끝에는 피가 없기 때문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경우도 손끝 발끝에서부터 싸늘해지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첫 손가락을 찔러서 짜내도 피가 나오지 않더라도 두번째 세번째 계속 찔러 훑어내리면서 피를 짜내다 보면 드디어 피가 나오기 시작한다.
위급한 상황일수록 열심히 피를 짜내야 한다. 중풍으로 갑자기 쓰러진 사람이 생겼다며 새벽녁에 급한 연락이 와서 아무리 빨리 가더라도 한 시간 쯤 걸리는 거리여서 미리 바늘로 손끝을 따주라고 하고 가서 보니 찔러놓기만 했을 뿐 피를 짜내지 않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하여간 손끝의 피가 나오다 나오다 나오지 않을 때까지 짜내다보면 어느새 쓰러진 사람의 입술도 발그스레하게 화색도 돌고 의식도 깨어나 스스로 툭툭 털고 일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양의학적 방법
서양의학에서는 사람이 갑자기 쓰러지면 인공호흡을 시키거나 심폐소생술 혹은 전기충격요법을 쓴다. 이것보다 우리의 응급조치법인 '열손가락 따서 피내기'가 훨씬 효과가 있다. 서양의학을 배우는 의과대학에서는 이런 것을 배우지 않는다. 우리 옛어른들은 오늘날 서양의학에도 나오지 않는 이런 응급조치법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놀라울 뿐이다. 손끝을 따서 깨어난 경우는 후유증을 남기지 않게 되지만 병원으로 옮겨 인공호흡이나 충격요법에 의한 심폐소생술을 통해 살려낸 사람은 살아날 확률도 떨어지지만 살아나더라도 대체로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끝따서 피내기는 대단히 과학적이고 뛰어난 응급조치법으로써 우리가 지켜고 발전시켜가아할 우리의학인데도 서양의학에 밀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이 죽을 지경에 이르면 우리몸에서 중요한 장기로 피가 몰린다. 그래서 손발에 피가 가지 못해 손발부터 차진다. 손발로 피가 가지 못하니 실핏줄은 오그라들게 된다. 염통은 쉴새없이 피를 내보내는데 실핏줄은 오그라들어있기 때문에 피흐름이 방해가 되어 염통마비가 생긴다. 이것을 막으려면 실핏줄을 따주어야 한다 꼭 막힌 그릇은 안전구멍이 있어 터지려고 하면 안전구멍이 열려 그릇이 터지는 것을 막는다. 그 원리가 열손가락끝을 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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